위 글은 '나는 애플이 싫다'라는 게 주 메시지인 것 같다. 그건 뭐 인정해 줄 수 있는 메시지인데, 문제인 것은 그 근거로 든 것들이 맞지 않는 말들이라는 거다.
아이튠즈가 윈도우에서 얼마나 지랄같은지 나는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튠즈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 없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러니 여기에 관해서는 내가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개발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곳을 보면 도저히 동의하지 못하겠다.
아이폰 개발 도구로 애플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OSX에서만 돌아가는 게 그렇게 욕먹을 일인가? Xcode for Windows가 나온다면야 박수를 치면 되는 일이고 안 된다면 "윈도우까지 지원하기엔 역량이 모자라나 봐? 쯧쯧" 하던가 "거참 윈도우 지원없이도 성공이 가능하다 생각하는 배짱 한번 대단하군"하면 될 일이다. 반대로 Visual Studio for Linux나 Visual Studio for OSX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아이폰 개발이 유행이어서 자연히 시장 논리대로 서드 파티 개발사들이 윈도우 기반 개발 도구를 만드는 걸 애플이 또 막는다면 모를까?
정 아이폰 앱을 개발하고 싶으면 맥을 사면 될 일이다. 요즘이야 오픈 소스 영향으로 개발툴 무료로 배포하는 것도 많지만 엄연히 상용 개발툴도 많다. 상용 개발툴 사는 거와 뭐가 다른가? 소프트웨어 사는 거나 하드웨어 사는 거나. 소프트웨어는 상용이라도 무료로 구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하드웨어는 그렇지 못해서?
OSX을 일반 PC에다 설치하지 못한다고 까는 것은 정말 까기 위해 까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원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일체로 만들던 회사 아닌가? 정책이 바뀌어 X86 기반으로 바뀌어 PC와 비슷해졌지만 원래 바탕이 다른 건데(PC용이 나오면 나야 좋겠지만). 지금에야 PC + Windows 조합으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평정되어 맥의 경우가 특이해 보이지만 예전엔 하드웨어 OS 일체로 되어 있던 경우도 많이 있었다. 그러면 Solaris, AIX, IRIX 등등도 다 PC에 설치되어야 하게?(Solaris는 되는구나 ㅡ.ㅡ;)
맥이 개발자의 개발 도구 선택에 제한을 주는가? 글쎄, 나는 윈도우나 닷넷 개발을 안 해봐서 그쪽은 모르겠다. 그렇지만 윈도우 외의 또 다른 영역에서 맥은 아주 좋은 개발용 머신이다(나도 그것 때문에 맥북을 샀다). Common LISP이나 Perl 개발 환경을 윈도우에서 꾸미려면? 안되지는 않지만 지랄 같은 경우가 있다. 맥에서는? 별다른 삽질이 필요없다. asdf-install, cpan 모두 그냥 작동된다. ruby는? java는? 그리고 수많은 오픈 소스 개발 도구들은? 윈도우에선 cygwin이라는 번거로운 기반 위에서 돌려야 하는 것들이 모두 그냥 된다. 그건 오픈 소스의 힘이지 애플의 힘은 아니지 않냐고? 글쎄, 나는 맥을 쓰게 되면 사과마크 목줄이 걸린다는 거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는 거다. 오픈 소스의 힘이 먹히는 곳 아닌가?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이쪽에서 보자면 그쪽이야말로 MS의 목줄이 걸린 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이 말을 한다고 윈도우 계열 프로그래머를 비하하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비유하자면이다).
위 글은 매우 논쟁적인 글이라 나도 어째 떡밥을 물고 파닥이는 느낌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개발자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서 글을 적어본다(퇴근하지 않고 이 늦게까지 뭔 일이야 ㅡ.ㅡ;).